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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역동의 정국 가운데 보궐선거 및 여야 대권 구도를 전망하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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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의 정국 가운데 보궐선거 및 여야 대권 구도를 전망하다”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2주째 30%대로 내리 앉은 가운데 윤 총장이 대선 후보 1위로 올라서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및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 전망도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3일 1000명을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멈추지 않은 집값과 함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020년의 끝자락에서 동문들과 함께 숨가쁘게 전개될 내년 정국을 전망해봤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대담에는 2021년 각각 한국정치학회 회장과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을 위임하는 김남국(정치83)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재성(외교83)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박찬수(정치82) 한겨레신문 선임 논설위원, 김광덕(정치82) 서울경제신문 논설실장이 참여했다.대담 질문은 본지 편집인을 맡고 있는 박민(정치82) 문화일보편집국장이 준비했다.


사회 : 여권의 공수처법 등 쟁점 법안 일방 처리에 대해 어떻게 보나?
김광덕 :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법안들을 편법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와 법치를 흔드는 독주다. 공수처법, 기업규제 3법 등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들까지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통과시켰다. 민주를 외치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이를 감싸는 것은 이중 행태이다. 공수처 설치 강행은정권 비리 수사를 막고 권력기관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 별도의 공직자 비리 수사기구에 기소권까지 부여한 나라는 없다. 헌법에 근거가 없고 견제 장치도 없는 공수처가 헌법에 규정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 등을 사실상 통제하는 것은 위헌이다.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을 제거함으로써 집권 세력의 입맛에맞는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검찰 독립성을 무너뜨리는 현 정권의 검찰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대한 징계 강행이 검찰의 권력 비리 수사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징계 추진은 사유와 절차 모두 잘못됐으므로직권남용이다.

박찬수 : 공수처법 개정은 여당으로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연말 극심한 충돌 속에 공수처법을 입법했는데, 지금제기되는 공수처법의 문제들은 그때 이미 다 나왔던 것들이다.민주당은 4월 총선에서 압승함으로써 공수처법 입법의 정당성을 부여받았다고 여길 것이고, 실제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다수는 조속한 공수처 출범을 바라고 있다. 선거가 모든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순 없지만, 적어도 합법적인 입법 과정을 거치고 선거에서 평가를 받은 사안을 야당이 끊임없이 방해하는 건 명분이 약하다. 그 점에서 이번 공수처법 개정이 여론에 큰 영향을 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 :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2주일째30%대를 기록하고 있다.
박찬수 :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38~39%까지 떨어졌는데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두 원인은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 환자급증이다. 공수처법 개정이나 윤석열 문제는 진영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사안으로, 지지율과 여론의 큰 흐름엔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본다. 꼭 1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로 야당과 보수 언론이 현 정권을 거세게 공격했지만,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것과 비슷한 사례다. 총선 압승이 코로나 반사이익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맞지만, 조국 논란이 민심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윤석열 논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가 거칠고 정부 여당의 논리에 궁색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국민들이 검찰에 호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부동산과 자영업자 상황, 코로나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일 것이다. 또 한국 사회는 과거에 비해 30~40대에서 진보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진보 다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이런 구조적 변화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폭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
고 있다.

김남국 : 부동산이나 교육 문제처럼 관련된 시장이 존재하고 국민들의 실질적인 이익과 얽혀 있는 정책들은 오랜 시간을 갖고 여야가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어떤 정책이 나와도 이를 우회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시장을 움직여 나간다. 여기에 어떤 정의가 있기도 어렵다.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야당의 제안을 검토하고 시간을 견디며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반면 공수처법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정책들은 시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물질적인 이익과 연관된 것도 아니다. 여기서는 이익보다 추구하는 가치가 중요하고, 개혁의 가치를 선점한 정부가 신속하게 처리하고 난 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면 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신중해야 할 임대차 3법은 전격적으로 밀어붙이고 검찰개혁은 정치적 결단을 회피한 채 법적 절차를 밟으며 시간을 끌고 있다. 그러니까 지지율이떨어지는 것이다.

김광덕 : 대통령 지지율 급락의 최대 요인은 윤 총장 징계와 입법 폭주 등 독선과 오기의 정치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다. 여기에 부동산 대란과 청년 실업 문제 등 민생고가 더해졌다. 대통령이 임기 말에 레임덕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갈수록 지지율이 더 떨어질 텐데 내년 4월 보선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사회 :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어떻게 전망하나?
김광덕 :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여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서는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외에도 국민의당을 비롯한 다른 중도·보수 야당이 따로 의미 있는 후보를 내면 여당이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범야권이 단일 후보를 낸다면 야권이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지만, 부산시장 보선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다.

박찬수 : 부산시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유리할 거고, 서울은 접전일 것이다. 굳이 어느 쪽이 좀 더 유리한지 고르라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본다. 물론 부동산 문제부터 시작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회 법안 강행처리 등 문재인 정권에 불리한 요소들은 많다. 또한, 기본적으로 집권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 시점이라 정부 여당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한 세대 전과 비교해 우리 사회가 인구사회학적으로 분명히 진보적 지형으로 바뀌었다. 과거엔 수도권에서 서울은 민주당 우세, 경기는 국민의힘 우세라는 기본구도가 있었는데, 최근 10년간 서울 경기 모두 민주당 우세가 뚜렷한 양상이 나타나는 건 이런 정치지형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슈에선 야당이 유리하지만, 구도에선 여당이 유리하다. 문제는 야당이 이슈를 표로 연결할 만큼의 신뢰를 아직 국민에게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선 여전히 민주당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수 있다.

사회 : 차기 대선 출마 예상 후보와 선거 구도, 판세 등을 전망해보자.
김광덕 :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는 쪽이 여세를 몰아 2022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중도층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4월 보선이 끝난 뒤에야 차기 대선 승부를 예측해볼 수 있다. 범여권 후보로는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총리, 유시민 전 장관을 비롯한 친문 직계 인사, 제3의 다크호스등이 거론된다. 범야권 후보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제4의 다크호스 등 이 거명된다. 대권 구도를 전망하다”

김남국 : 대통령제는 근본적으로 후보 개인에 의해 시스템의 안정성이 좌우되는 취약한 제도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화와 민주주의 공고화 수준을 생각할 때 이제는 균형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정을 운영할 후보가 나와야한다. 대통령은 순간의 인기를 등에 업고 아무나 불쑥 튀어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대통령과 유사한 의사 결정 과정을 훈련하면서 대통령직을 준비할 수 있는 자리에는 국무총리, 서울시장, 경기지사, 여당 대표, 야당 대표, 총 다섯 개 직위가 있다. 이 자리를 거치면서 훈련되고 준비된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것이 국민을위해서도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정치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
고 타협해 내는 과정이고, 정치인은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의 공적인 의사결정 훈련을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직업이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은 앞서 말한 다섯 개의 직위 가운데 어떤 자리도 거치지 않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정치인으로서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의 지지율은 현실 정치의 장에 발을 딛는 순간 조정받겠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존재가 만든 블랙홀은 국민의힘과 잠재적인 야당 후보들에게 재앙이 될 확률이 높다.

박찬수 : 민주당은 지금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지만, 내년이 되면 제3의 후보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당내에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 등을 거론하는데, 두 사람 모두 당내 최대 세력인 친노, 친문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국민지지율이다. 국민 지지율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당내에서도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호남 출신인 정세균 총리는 내년 초나 봄 무렵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치적 앞날에 결정적일 것이다. 야권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가장 큰 변수이다. 내년 7월에 총장을 그만두므로 대선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하다. 국회 답변을 보면 본인도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지금의 지지율이 검찰총장을 그만둔 뒤에도 계속 유지될 지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다만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야권엔 어쨌든 호재는 분명하다. 누구든 윤석열만 잡으면 매우유력한 대선 주자로 뛰어오를 수 있기에, 대선판을 흔드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 대선 전망은 서울시장 선거 전망과 비슷하다. 큰 선거일수록 정치지형이 중요한데, 지금은 보수보다는 진보에 유리한 정치지형이 형성돼 있다.

사회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등장 등으로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에 따라 차기 대선에서 외교안보 정책이 또다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재성 : 대선에서 외교안보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국내문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다. 내년 1년간 북한 비핵화 성과가 여당의 정책 성과가 될 것이므로 매우 중요할 것이다. 북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 등 공세적인 정책을 펴면 상당 기간 비핵화 협상이 정체될 것이고, 이는여당의 외교정책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로서 북한은 바이든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관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희망 섞인 현상 유지는 내년 상반기까진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초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대선 과정에서 한국이 미중 경쟁 속에서 어떤 태도를 택할 것인가의 전망을 놓고 다양한 담론이 전개될 것인데, 이 과정에서 한국 외교를 이끌 수 있는 미래지향적 담론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

김광덕 :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한반도 주변 정세와 미중관계도 요동칠 것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달리 북미 정상 간의 쇼를 배제할 것이다. 격변기일수록 우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등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을 벌여야 한다. 북핵 동결 쇼가 아니라 완전한 북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전재성 : 바이든 정부는 외교에서 가치와 규범을 중시하고 동맹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므로 한미동맹을 더욱 중시하며 한국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1년을 남겨두고 북핵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바이든 정부 역시이러한 관심사에 진지하게 응대할 것으로 본다. 실무 차원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진지한 협상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미국이 코로나, 경제, 인종 문제, 국내 정치 상황 등으로 북핵 문제에 어느 정도 집중할 수 있는가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고, 미국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안보 문제 전반에서 협력을 원할 것이다. 한미 간에 관심 사안의 불일치, 우선순위의 불일치가 일어나면 북핵 문제 해결과 동아시아 지역 안보 협력 모두가 어려워지는 만큼, 한미 간의 협력 사안 전반을 재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남국 : 전재성 교수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미중 경쟁의 본질은 기술 패권 경쟁이고 IT와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명 이후의 성장 플랫폼을 누가 선점 하느냐를 둘러싼 사활적인 경쟁이며 이러한 첨단 기술들은 군사기술로도 얼마든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은 중국, 안보는 미국’식의 편의적인 분리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 외교의 선택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세계질서를 형성하는 세 축을 미국, 유럽, 아시아라고 한다면 한국은 압도적으로 미국 지향의 역사를 가져왔고 한미동맹을 축으로 그 주위에 4강 외교를 배치하는 정책을 외교의 근간으로 해왔다. 이러한 구도는 충분히 현실적인 이유를 갖고 있지만 미국이나 미중 경쟁에 과도하게 시선을 빼앗겨 세계의 절반을 구성하는 아시아-유럽 축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해 왔다. 한국은 다자주의, 국제규범,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중 사이의 활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김가은 기자 kane2@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