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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9-3 송강포럼 개최결과.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9.10.24
          

한승주 前 외교부 장관,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우리 외교의 진로를 주제로 강연

한국 외교, 대미관계·안보 체제약화시켜 국제적 고아 될 위험 초래해

 

102일 오후 630, 한국 프레스 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송강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번 만찬회는 한승주(외교58) 전외교부 장관이 연사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정순원(정치71)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각 계에서 모인 동문들이 안부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의 토론이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지길 바란다며 이어질 논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승주 전 장관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우리 외교의 진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전 장관은 1970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수료한 이후 1978년부터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외교학 분야에 학문적으로기여해왔다. 뿐만 아니라 1993년엔 외무부 장관으로서, 2003년엔 주미 대사로서 현장실무를 직접 겪은 전문가인 바, 최근격동하는 국제정치에 대한 혜안을 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국제정세의 분석

한 전 장관은 외교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기에 앞서 현시대가 처해 있는 국제정세를 분석하는 것으로 강연을시작했다. 그는 현 국제관계에 나타나는 특성을 세 가지로 정리하는데,첫째로 세계 각국에서 민족주의가 재기하고 있으며, 둘째로 지정학적 국제관계가 귀환하고 있고, 셋째로 국내정치가 국제정치를 압도하는 현상(Trumping ofDomestic Politics over International Politics)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한 전 장관은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성이 압도하다라는 의미의 ‘Trump’와 동음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그가 국제정치를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 전 장관은 민족주의의 개념을 설명하며 각국의민족주의가 서로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설명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국권을 침탈당한 역사적 경험에서비롯한 반항적 민족주의가 우세하며, 이는 독립과 자주, 통일, 혹은 과거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형태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이같은 민족주의가 과거 타국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로부터 이상을 추구하는 이념으로받아들여지곤 하는 반면, 근대에 들어선 세계주의와 대조하여 전쟁과 분쟁을 야기하는 이념으로 간주되고 있음을언급하며 개념이 내포하는 배타적 성격을 강조했다. 또한 한 전 장관은 이러한 민족주의의 배타적 성격을각 국의 진영주의(Tribalism)와 연결 지어 진영주의를강조하다보면 자기 편에 있는 사람은 비리가 있더라도 감싸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이를 발판으로 독선과 독재, 포퓰리즘 등의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뒤이어 한 전 장관은 한국의 민족주의가 사대주의를배격하려 함에도 한국 진보 정권이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로 한국은 중국에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고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가 미일 관계에 비해 취약하다. 또한 분단국으로서 한국은중국에 부탁할 것이 많으며, 사드(THAAD) 정책과 같은한국의 애매한 정책들은 중국이 한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한 전 장관은 기존에 지리적인 위치 관계가 정치,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을 일컫던 지정학(Geo-Politics)이 이제는 힘과 이익을 중심으로하는 국가 간의 역학관계, 다시 말해 힘의 정치를 의미하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지정학은 소련의 해체를 계기로 후퇴하는 듯하였으며 아시아에서만이 중국, 일본의 국가주의 및 팽창적 민족주의의 형태로 건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 중국이 부상하면서 민족주의, 영토분쟁, 핵확산 등으로 갈등과 경쟁의 관계, 지정학이 귀환하였음을 주장했다. 예컨대 미국은 자국제일주의 물결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을 획득하였고, 영국은브렉시트(Brexit)를 주장하고 나섰으며, 중국은 중국몽으로표현되는 대국주의를 표방, 일본은 보통국가로 복귀하고자 하는 야망을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전 장관은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이증대되고 시진핑이 등소평의 도광양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 방침을 철회, 대국주의를 펼치면서 동북아시아의 세력질서가 재편되고있음을 강조한다. 그 양상은 해양 세력(미국-일본) 대 대륙 세력(중국-러시아-북한)의 구도로정의되며, ·중 분쟁은 북한에 핵무장 기회를 주고 일본의 재무장 명분을 제공하는 등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편 그는 한국이 해양 세력과 동맹 관계임에도 완전히 한 편에 서지 않고 미·중 사이에서정책 딜레마를 겪으며 눈치만 보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동북아 세력변동의 가운데 현 문재인 대통령이각국의 지도자를 중재 및 매개하고 있다는 주장에 반대하며, 현 한국 정권은 사실상 존재감을 잃고 소외되어있다고 비판했다.

동북아 세력질서의 분석

한 전 장관은 이후 특히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각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분석하며 동북아 세력질서의 현황을 제시한다. 먼저 그는 미국 트럼프의 고립주의를나타내는 슬로건, ‘America First’‘AmericaAlone’을 초래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가 역설하는 북한 비핵화 역시 그 의미나방법 등에 있어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결과적으로 북한을 회유하여일정 정도의 핵보유를 허용하는 대신 대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 전망했다. 더불어 일본은미·중 분쟁 가운데 군비를확장하면서 군사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며, “한국과의 안보 공조를 강조하나 한국이 중국과 북한에편향되어 있음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이를 북한 정권 및 체제의 존속이 중국에 이롭기 때문임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결과적으로미국의 관심과 국력을 분산시키며 중국의협조 가치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완충지대로서의 북한을 구하려는 것이 시진핑이 의도라고주장한다. 따라서 시진핑은 내부적으로 권력 기반을 강화하면서 북한 정권을 존속시키고, 러시아와 제휴하여 미국과 미국의 동맹체제를 견제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북한은 도발과 협상을 동시에 병행하는 일견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사일 성능을 테스트한다는일차적 목적 외에도 협상전에서의 입지를 고양하고, 한·미·일 간 이견을 조성하거나 한국을 압박하기 위함이라분석했다.

한국 외교의 방향성

한승주 전 장관은 이러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는 한국의 외교정책이 소아병적이라 말한다. 그는 레닌의 좌익소아병개념을차용해 현 정권의 외교 정책이 이념에 있어 융통성이 없고, 단선적이며,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했다. 다시말해 현 외교 정책은 대북 관계에 몰두하고 정치적인 이해타산만을 따져 대미관계와 안보체제를 약화시켰고, 이는 한국이 국제적고아가 되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그는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두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로 한국은 미·중과의 관계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는 중립을 유지하려는 등거리 외교에서 벗어나 미국과는 동맹국, 중국과는 우호국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식 균형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어 중국에 대한 3불 입장이나 이번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관한 결정은 이러한 균형외교에 어긋난다고 꼬집는다. 둘째로한국은 남북한 관계 및 북핵문제에 있어 현명히 대처해야 한다. 북한과 같이 평화와 북한 비핵화를 동시에추구하며 압박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북한에 대한 레드 라인을 명확히 표명해 북한이 이를넘을 시 봉쇄정책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또한 그는 대북 지원 및 합의에 있어 미국과의밀접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 전국시민단체총연합 유종열(정치 61) 총재는 한전 장관은 국제관계를 객관적인 상황분석에 의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정치는 국가의 정치를 이끌어가는사람의 의지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하는 법이라고 지적했고, 한전 장관이 이에 공감한다고 답하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포럼을 마무리했다.

이미소기자, althgmlrnr@snu.ac.kr